2013년 2월 14일 목요일

양궁 서거원의 리더십



출처: 신동아

회사 교육 강의로 만나게 된 분이다. 양궁 전 국가대표 총감독이었고 지금은 대한양궁협회 전무이사라고 하신다. 강의를 통해 알았는데 이런 체육협회의 전무 이사는 딱 1명이라고 한다. 회사 처럼 직급이 아니라 대표라는 것이다. 회장은 양궁협회의 경우는 현대그룹 회장님이시란다. 몰랐던 사실이다. 

이 글을 통해서 강의안을 모두 정리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들으면서 내게 남았으면 하는 인사이트가 있었던 것을 정리하고 또 확장하여 적용점 등을 찾아 보려하는 것이다. 

두번째 또 몰랐던 사실은 우리나라가 양궁을 원래 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70년대 거의 맨땅에 일구어낸 기적같은 일이었다. 하기는 70년대에 우리가 잘하는 것이 무엇이었나 싶기도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나라 정말 여러분야에 선전하고 하고 있는 것이 대단하다. 

원래 양국의 종주국은 영국 (나는 우리나라인줄 알았다:-) 이었는데, 그 당시 70년대에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강자였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과 겨루어 볼 때 돈이 없어서 일본이 국내로 와서 경기를 했는데 너무나도 큰 수모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뜀박질 하는 운동도 아니고 옆에서 서서 서로 바라보면서 하는 운동이니 얼마나 그 눈 빛이 무시하는 경우였을까.

그런데도 그 때부터 32년간 지금까지(작년 런던 올림픽) 아예 (적어도 나를 포함 국민들에게) 종주국을 잊게 만들고 그 수모를 잊게 만든 사람이 (물론 여러 관계자, 소리 소문 없이 희생한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 중의 한사람으로) 오늘 강의하시는 이분이 아닌가 한다. 

먼저 양궁에서 인재를 선출하는 과정이 놀랍다.

10번의 선발전을 한단다. 아마 올림픽을 말하는 것 같다. 3명을 뽑으니 말이다. 거의 1,500명이 처음 경쟁을 해서 4차 정도 끝나면 120명이 선발이 되고, 그 때부터는 숙박 훈련과 무한 경쟁에 들어간다. 이 10번의 선발전을 하는 이유를 강조하신다. 강한 리더십을 만들려면 공정성, 투명성이 중요하고 그럴려면 믿음/신뢰가 뒷 바침되어야 하는데 그게 바로 언행일치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오픈하여 10차 선발전을 거쳐서 오직 데이터만을 기반으로 최종 선수 3명을 뽑는다고 한다. 그래서 이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이번 선발전에서 떨어져도 이사회 같은데서 뭐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때는 그 사람이고 지금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양궁이 유일하게 파벌이 없고, 점수에 의해서만 뽑히는 유일한 종목이라고 힘주어 말하신다. 

그리고 7차 선발전을 가면 남여 각각 8명이 뽑히고 8차에서는 4명만 남는다고 한다. 이 때 부터 국제대회를 거치고 (아마 국제 선수권대회 같은) 나서 1명을 탈락시키고 최종 3명이 (남여) 올림픽에 간다. 강사님이 말하신다. 너무 박하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정말 그렇지 않은가? 아예 6명 (2배수)를 뽑아서 국제대회라도 경험을 많이 쌓게 해주지. 대단한 경쟁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훈련 과정에서 하루 900-1,000발 정도 쏘는 것이 대회에서의 1발을 결정한다니 우리 양궁을 보면 살아 있는 실제 예가 아닌가 한다.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천 발의 열정, 한 발 냉정" 열정이 없이는 냉정도 없다는 것이다. 

솔선수범 리더십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담력을 위해 번지 점프를 편할 때까지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60미터 이상되는 번지점프대가 있다고 한다. 여기를 못 뛰어 내리는 한 선수를 위해 감독(서거원)이 9번을 뛰어 내린 경험을 이야기 하면서 솔선수범의 강력한 예를 보여주었다. 

이 분은 원래 운동선수 출신이 아니었단다. 

이 점에서 나도 공감하는 바가 많았다. 나는 IT업계에서 일하고 연구/개발 직무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항상 개발자 출신이 아니라는 (하지만 그래도 관련 전공을 나왔음에도) 자체의식이 항상 따라다녔었다. 

그런데 이분은 이공계 출신으로 체육 - 그것도 그 당시 선수도 거의 없었고 지금도 올림픽이 지나면 인지도가 핸드볼 수준만큼 떨어지는데 그 때는 정말이지 취미도 아주 특별한 취미 아니고서는 하기 힘든 양궁의 지도자가 되었으니 얼마나 무시나 시기 질투가 많았겠는가.

그런데 거기에 지도자로서 지금까지 32년간 한번도 실패하지 않고 종합 우승을 일궈낸 비밀이 있었던 것이다. 남들이 보지 못한 훈련 방법을 생각해내고, 남들이 없는 시간을 내어서 연구한 것이 지금의 우리나라 양궁의 위상을 만든 것이 아닌가 한다. 

또 하나 놀라웠던 점은 (지방) 출장이 많고 숙박 훈련이 많으니까 책을 그렇게 많이 읽으셨단다. 거의 모든 경험을 책으로 간접경험 통해서 취득을 했다니 대단하다. 이분이 체육과 출신이 아니니 선수 경험도 적어서 그런 모든 경험이나 지도자로서의 자질등을 책으로 - 불도 흐린 모텔 화장실에 변기 뚜껑 덥고 읽으셨다니 말이다. 강의 말미에 말콤 글래드월의 <아웃 라이어>로 마무리를 하는 것이 지금도 책을 많이 읽으시는 것 같다. 여기서 또 나의 개똥이론이 견고해져 간다. - 성공한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는 시기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 리더로서의 자질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올림픽 대회는 4년마다 열리니 미래를 내다 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긴하다. 하지만 양궁의 장비 이야기를 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얼마나 큰 가치가 있는지 예를 들어주셨다. 70년대는 물론이고 90년대까지 우리나라 자체 장비가 없었단다. 거의 미국, 일본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었는데, 대회를 나가면 장비의 한계를 느끼는 것이 이제 우리나라가 잘하니 좋은 장비를 우리나라에 주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그당시 초등부부터 1년 유예를 주면서 (얼마나 힘들었으면 - 유예를 준다는 것은 반대가 많았다는 것이다) 시작을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당연히 양궁 업체가 없기 때문에 장난감 수준의 활을 만드는 업체와 시작했다고 했는데 이 때도 비리가 있다고 하면서 얼마나 시달렸을지 시간이 없어서 말을 다 안하시는 눈치였다.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IMF가 터지면서 외국 장비 가격이 턱없이 비싸지니까 국내 장비 개발에 박차가 가해졌다며, 저 이야기를 수십번 했을텐데도 정말 큰 변화였던것 같다. 

아무튼 미래를 알던 모르던 준비해야 한다는 말은 마음에 남았다. 이런 문구와 함게 말이다.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자는 실패를 준비하는자다." 미래를 준비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올림픽 특성상 4년 후의 경기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뚜렷한 목표가 이미 설정되어 있지만 경기 날짜, 올라오는 나라와 선수에 따라 전략과 전술을 치밀하게 짠다고 한다. 각 개개인 마다 맏춤으로 가능한 모든 훈련 방법과 기술/과학적 방법을 다 동원한다. 그리고 경기 규칙을 매번 바꾸기 때문에 그 시스템에 맞추어서 준비하지 않으면 한 발의 1점이 승패를 좌우하기도 하기때문이다. 아주 극명하게 갈린다.

나또한 (아직도 부끄러운 부분이지만) 목표 설정을 끊임 없이 하고 있다. 꿈을 다시 설정하고 꿈을 구체화하고 이루기 위해서 그 목표가 꿈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에 이 부분이 마음에 많이 와 울렸다. 부모가 꿈이 없으면 자식도 꿈이 없이 자란다고 한다. 그렇지 않은 모습을 위해 아버지로서 꿈을 향해 (보이던 보이지 않던)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겠다.

끝으로 3가지를 정리하며 마무리 한다. 

1. 자신과 경쟁하라 - 좋은 생각이라면 실행하라. 환경을 탓하지 마라. 정말이지 새겨 듣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실행하라는 것은 동서고금의 진리임에도 불구하고 또 이 말에 무너지는 나를 보면서 '그래 다시 해야지' 하는 마음이 불끈 솟아 올라왔다. "좋은 생각"이라는 데에 포커스가 옮겨지면서 느끼게 되었다. 당연히 좋은 생각이면 실행해야지 하면서 말이다. 

2. 미래 상황을 준비해라 - 10년 20년 후를 보는 사람만이 성공한다. 미래는 변화 속에서 탐지 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현장에 있을려고 한단다. 

3. 뜨거운 열정을 가져라 - 반복속에 도사리고 있는 매너리즘을 극복하는 자만이 살아 남는다. 이 때 1만시간의 법칙을 이야기 하셨다. 하루 3시간 열정을 쏟아 부으면 어떤 분야든 전공이던 아니던 성공한다는 원리이다. 

이 원리들을 실천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강사님은 시간이 없어서 그런지 급하게 마무리를 하고 내려가셔서 아쉬웠다. 

강의 듣는 중에 좀 찾아보니 관련된 기사와 그의 책이 있어 링크를 남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